윤성여

윤성여

윤성여

 

종종 저녁먹을때 다큐멘터리를 본다. 어제도 저녁먹다가 다큐멘터리를 틀었다. 특정 다큐 주제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다큐라는 장르가 좋아서 가끔씩 본다. 어제는 윤성여라는 사람이름이 다큐 제목으로 나왔다. 보통 사람이름으로 다큐 제목이 나오는 경우는 거의 못봤다. 어떤 사람인지 궁금했다. 불쌍한 사람인가? 어려운 사람인가? 겉으로 보기엔 말이 어눌하고, 다리에는 장애가 있어 보였다.

 

다큐 중반으로 가니깐 이 사람이 쓴 억울한 누명을 알게됐다. 옛날에 화성에서 살인사건이 있었다. 범인은 누군지 밝혀지지 않았다. 화성 8차 사건. 이때 경찰과 검찰은 윤성여를 용의자로 지목하고 구속 했다. 그 후 감옥에서 20년 살다가 모범 수로 풀려났다.

 

밥먹다가 나도 모르게 울컥했다. 윤성여의 삶이 너무나 기구해서다. 어머니가 어릴때 돌아가셨다. 아버지는 자녀를 버리고 도망가셨다. 윤성여는 어릴때 형제들과 뿔뿔이 흩어져서 떠돌이 생활을 했다. 그리고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20년 감옥 살이를 했다. 

 

다행이, 자신을 믿어주는 수녀님을 만났고, 감옥에서 자신을 지지해주는 교도관을 만나서 지금까지 살아오고 있다. 방송에서 pd가 억울하지 않냐고 물었다.

 

"억울한데 어쩔 수 없다. 실제 범인 이춘재는 운이 좋았고, 나는 운이 나빴다."

 

분노에 휩싸여 감옥에서 어떻게 복수를 할까 계획하고 실행에 옮길 수도 있었고, 자신의 상황을 비관하며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을 받아들였는지, 자신이 할 수 있는게 없다고 생각한건지 모르겠지만, 단지 자신의 운이 나빴다는 이유로 잃어버린 20년을 스스로 위로하며 흘러보내기란 쉽지 않다. 

 

다큐가 끝날즈음, 나는 윤성여가 불쌍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는 대단한 사람이다. 사람들에게 존경받을 수 있는 사람이다. 

 

 

살아가다 보면 삶에 어떤 장애물이 나타날지 모른다. 자의에 의한 장애물일 수 있고, 타의에 의한 장애물일 수 있다. 나도 한번쯤은 성여라는 사람처럼 나의 운수가 나빴다고, 아니면 하늘의 뜻이 있을 거라고 스스로 위로하며 넘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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